2월, 식집사의 마음은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 사이에서 조용히 흔들립니다.
아직은 바람이 차갑고, 창밖 풍경은 여전히 무채색이지만, 낮의 길이가 아주 조금씩 길어지고,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에도 미묘한 변화가 느껴집니다.
식물들은 여전히 겨울잠을 자는 듯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잎 끝에 미세한 새싹이 움트고, 흙이 마르는 속도도 아주 조금 빨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2월은 식집사에게 ‘기다림’과 ‘준비’가 교차하는 시간입니다.
겨울의 마지막을 지키면서, 곧 다가올 봄을 위해 조심스럽게 손길을 더해야 할 때죠.
이 계절, 식집사가 해야 할 일들을 1월의 고요함과는 또 다른, 아주 미세한 설렘과 함께 정리해봅니다.

목차
2월, 겨울의 끝자락에서 식집사가 느끼는 것
2월의 식물들은 여전히 느릿하지만, 그 속에서 작은 변화의 신호를 보냅니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잎 사이로 아주 작은 새순이 올라오고,
흙이 마르는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집니다.
이때 식집사는 조급함 대신, 식물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인내와 기대를 품어야 합니다.
‘이제 곧 봄이 오겠구나’라는 희망을 품고, 식물과 함께 조금씩 리듬을 맞춰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1. 물주기, 다시 시작되는 변화의 리듬
겨울 동안 느려졌던 물 마름이 2월이 되면 조금씩 빨라집니다.
하지만 아직은 밤기온이 낮고, 실내도 건조하기 때문에 물주기를 갑자기 늘리기보다는 흙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 손가락으로 흙을 깊이 눌러보고, 겉흙뿐 아니라 속까지 말랐을 때만 물을 줍니다.
- 물은 아침에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식물이 하루 동안 광합성을 하며 물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물은 실내 온도와 비슷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화분 받침에 고인 물은 1~2시간 뒤에 꼭 버려줍니다.
- 공기가 건조하다면 잎에 분무를 해주되, 밤에는 물방울이 오래 남지 않게 주의합니다.
2. 햇빛과 위치 조정 – 빛을 향해 조금씩 가까이
2월은 햇살이 점점 강해지는 시기입니다.
겨울 내내 창가에 두었던 식물들은 이제 더 많은 빛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 식물들을 남향 창가,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천천히 옮깁니다.
- 갑자기 강한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잎이 탈 수 있으니, 처음에는 간접광에서 적응시키고, 점차 빛이 강한 곳으로 이동시킵니다.
- 햇빛이 부족한 공간에서는 식물용 LED등을 활용해 인공광을 보충해줍니다.
- 식물마다 빛 요구도가 다르니, 다육·선인장·허브류는 앞쪽, 몬스테라·스킨답서스 등 음지 식물은 뒤쪽에 배치합니다.
3. 통풍과 환기 – 겨울의 답답함을 걷어내기
난방으로 실내 공기는 정체되기 쉽고, 곰팡이나 해충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2월에는 하루에 한두 번, 잠깐씩이라도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들여보냅니다.
- 환기할 때는 식물에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작은 선풍기를 틀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환기는 식물뿐 아니라 식집사에게도 상쾌함을 주는 작은 의식입니다.
4. 가지치기와 정리 – 봄맞이 준비의 시작
2월은 본격적인 가지치기와 분갈이의 직전 단계입니다.
겨울 동안 늘어진 가지, 병든 잎, 시든 부분을 깨끗이 정리해주면 식물이 봄에 더 힘차게 새순을 내밀 수 있습니다.
- 너무 길게 자란 가지, 병든 잎, 마른 줄기는 잘라줍니다.
- 화분 표면의 이끼, 곰팡이, 낙엽 등도 깨끗이 치워줍니다.
- 가지치기는 식물의 수형을 잡아주고, 통풍과 채광에도 도움이 됩니다.
5. 분갈이와 흙갈이 – 준비는 지금부터
2월 하순부터 3월 초, 식물의 생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분갈이와 흙갈이를 준비합니다.
- 뿌리가 화분을 꽉 채웠거나, 흙이 굳어서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다면 분갈이 시기를 고민합니다.
- 새 흙, 화분, 도구 등을 미리 준비해두면 3월에 바로 작업할 수 있습니다.
- 분갈이 직후에는 바로 물을 주지 않고, 하루 이틀 정도 기다렸다가 주는 것이 좋습니다.
6. 비료 – 아직은 잠시 멈춤
2월에는 대부분의 식물이 생장 휴지기에 있어 비료를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3월부터 서서히 비료를 주기 시작합니다.
7. 해충과 병해 관리 – 겨울의 끝, 방심은 금물
겨울에도 해충과 곰팡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응애, 깍지벌레, 진딧물, 곰팡이 등은 건조하고 따뜻한 실내에서 번식하기 쉽습니다.
- 잎 뒷면, 줄기, 화분 표면을 자주 관찰합니다.
- 이물이 보이면 즉시 물티슈로 닦거나, 천연 방제제를 사용합니다.
- 한 달에 한 번은 잎에 샤워를 시켜 먼지를 털어내고, 광합성을 돕습니다.
8. 허브와 씨앗 파종 – 봄을 앞서 준비하는 식집사
2월은 일부 허브와 일년생 꽃의 씨앗을 미리 파종하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 세이지, 부추, 쪽파 등은 2월에 실내에서 씨앗을 뿌려 모종을 키울 수 있습니다.
- 씨앗은 발아에 따라 빛을 필요로 하거나(세이지) 어두운 곳을 선호하기도 하니, 씨앗 봉지의 안내를 참고합니다.
- 파종 후에는 흙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실내 온도를 18~22도 정도로 맞춰줍니다.
9. 식물 노트와 봄맞이 계획
겨울밤이 길고, 식물의 변화가 더딘 시기이기에 식집사는 기록과 상상을 즐깁니다.
- 식물의 이름, 성장 기록, 물주기 날짜, 잎의 변화, 해충 발생 등을 꼼꼼히 적어봅니다.
- 봄이 오면 들여보고 싶은 식물 리스트, 분갈이 계획, 새로운 배치 아이디어를 메모해둡니다.
-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다른 식집사들과 경험을 나누며, 봄맞이 영감을 얻습니다.
2월, 식집사의 하루
아침이면 식집사는 창가로 다가가 식물 하나하나를 살핍니다.
밤새 잎이 처지지는 않았는지, 흙은 얼마나 말랐는지, 잎 끝이 마르거나 변색되지는 않았는지.
햇살이 드는 시간에는 커튼을 활짝 열고, 식물이 빛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위치를 조정합니다.
가끔은 화분을 돌려주어 모든 잎이 골고루 빛을 받게 합니다.
점심 무렵, 실내가 건조해지면 가습기를 틀고, 식물 주변에 물을 담은 그릇을 놓습니다.
잎에 분무를 해주며, 식물과 조용히 대화를 나눕니다.
‘겨울 잘 견뎌줘서 고마워. 곧 봄이 올 거야.’
이 짧은 인사만으로도 식집사의 마음은 한결 따뜻해집니다.
저녁에는 창문을 살짝 열어 환기를 시킵니다.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조심하며, 식물들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합니다.
식물의 잎과 줄기를 한 번 더 살피고, 해충이나 병해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합니다.
하루가 끝나면, 식물 곁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습니다.
겨울밤의 고요함 속에서, 식물과 함께 숨을 고르는 시간입니다.
2월, 식집사의 마음 – 쓸쓸함과 설렘 사이
2월의 식집사는 여전히 겨울의 쓸쓸함 속에 있지만,
그 속에서 아주 작은 변화와 설렘을 발견합니다.
새순이 올라오고, 흙이 조금 더 빨리 마르고, 햇살이 길어지는 그 미묘한 변화에
식집사는 봄을 향한 희망을 품습니다.
때로는 잎 끝이 마르고, 잎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식집사는 ‘조금만 더 기다리자, 곧 봄이 올 거야’라고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겨울의 정적은, 봄의 폭발적인 성장과 대비되어 더 큰 감동을 줍니다.
2월은 식집사에게 ‘멈춤’이 아니라, ‘조용한 준비’의 시간입니다.
겨울의 끝에서, 봄을 기다리며
2월, 식집사의 하루는 조용하지만, 결코 공허하지 않습니다.
작은 잎 하나, 미세한 성장, 그리고 겨울을 견디는 식물의 끈질긴 생명력에서
식집사는 매일 새로운 희망을 발견합니다.
겨울이 깊을수록 봄은 더 가까워집니다.
2월의 식집사는 오늘도 식물 곁에서,
쓸쓸함과 설렘이 교차하는 그 시간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봄을 준비합니다.
식물과 함께 보내는 이 겨울의 마지막이,
곧 다가올 새로운 계절의 가장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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