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서인도 제도 및 미국 남서부가 원산지인 용설란의 특징과 흥미로운 사실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용설란은 다육식물의 한 종류죠. 가뭄에 강한 것이 특징이고, 비록 꽃을 쉽게 보여주지 않아도 그 자체로 매력이 넘치는 식물입니다. 용설란은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꽃을 피우지 않기도 하지만 꽃이 한 번 피면 이것이 정녕 내가 키워온 그 용설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요.
목차
용설란
용설란은 아가베과의 다년생 식물로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입니다. 용설란이 지닌 특징을 보면 아무래도 다육식물인 만큼 일반적으로 다육식물이 지닌 특성과 그 결을 같이 합니다. 얼핏 보면 알로에 잎처럼 잎이 두꺼운데, 그 속에 수분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잎의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거나 뾰족한 바늘같은 게 달려있는 품종도 있습니다.

용설란은 꽃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식물이죠. 꽃을 보려면 대체로 10년 이상은 걸리는데, 어떤 품종은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Century plant 즉 ‘세기의 식물’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용설란을 키우면서 꽃을 보는 것은 다른 식물과는 다르게 좀 어려운 숙제가 되기도 합니다.
용설란의 특징
용설란이라는 이름에서 ‘용설’은 ‘용의 혀’라는 뜻이죠. 잎의 모양이 마치 용이 내민 혀처럼 생겼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용설란의 잎은 녹색, 회색, 파란색 또는 무늬가 있을 수 있고 대체로 두께가 두꺼우며 안쪽에 즙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잎은 보통 둥글게 소위 ‘로제트’ 형태를 만들면서 자라는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잎의 끝부분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있거나 톱니처럼 우둘두둘한 모양입니다. 보통 바깥쪽에 있는 잎일수록 너비가 넓고, 중앙에 있는 잎일수록 좁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품종에 따라서는 최대 180cm까지도 커지는 품종도 있습니다.
용설란의 특징 중에는 언제 꽃을 피울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종은 수명이 거의 끝날 때까지 짧게는 5년, 길게는 30년까지도 꽃을 피우지 않기도 합니다. 꽃이 날 시기가 되면 용설란의 중앙부에서 꽃줄기 하나가 길게 뻗어나옵니다. 그리고 그 꽃줄기의 맨 꼭대기에서 꽃을 바로 피우거나, 꽃을 피우는 곁가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꽃이 한 번 피었다 지면, 대부분은 모든 잎이 한 번에 같이 시들어 버립니다.
용설란은 가뭄에 강한 식물로 물을 잘 저장해두는 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주 물을 주지 않아도 되며, 건조한 토양에서도 잘 자랍니다. 용설란은 실내 또는 실외에서 모두 재배할 수 있으며, 화분에서도 키울 수 있습니다.
용설란의 흥미로운 사실
용설란의 특징에는 흥미로운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미국 등 영어권에서는 ‘세기의 식물’이라고 불린다는 점 말씀드렸는데요, 이는 용설란이 꽃을 보여주기까지 거의 반 세기가 걸릴 정도로 시간이 꽤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부 품종은 꽃을 보여주기까지 한 10년정도밖에(?) 걸리지 않기도 합니다. 용설란을 키운다고 해서 반드시 30년 가까이 걸리는 건 아니라는 거죠. 다행히도 한 세기가 걸리는 건 아니네요.
멕시코에서는 아즈텍 문명 당시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온 식물이기도 합니다. 용설란은 멕시코의 전통 술인 테킬라의 원료로 2,000년 이상 사용되어 왔습니다. 테킬라는 블루 아가베(푸른 용설란)의 심장부를 증류시켜 만듭니다. 블루 아가베의 학명은 Agave Tequilana인데, 이 학명에 실제로 ‘데킬라’가 들어가있기도 하죠. 테킬라의 재료를 얻기 위해 아가베를 기르는 경우 보통 8년에서 12년 정도 성장시킨 후에 수확하고 있습니다.
아즈텍 문명과 함께한 용설란의 역사
멕시코에서는 아즈텍 문명 때부터 용설란을 절대 없어서는 안될 식물로 여겼습니다. 용설란의 특징 중 하나는 꽃을 피우기 전에 식물의 중심부에서 알콜 성분이 있는 발효된 수액이 나오는 것인데요, 이 수액을 발효시켜서 당시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기도 했습니다. 수액을 발효시킨 음료는 ‘풀케(Pulque)’라고 부르는데요, 풀케는 도수도 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용설란은 풀케 뿐만 아니라 잎과 가시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기도 하여 아즈텍 문명 당시 일상 생활에 필수적인 식물이었습니다.
아즈텍 문명에서 시작된 용설란 설화
아즈텍인들은 용설란을 신성한 식물로 여기고 숭배했습니다. 아즈텍인들은 ‘친치미틀’이라고 하는, 빛을 집어삼키는 사악한 여신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친치미틀 때문에 세상은 늘 어둠으로 가득했고, 빛을 받기 위해서는 하늘에 있는 친치미틀에게 인간 제물을 바쳐야 했습니다. 어느 날 ‘케찰코아틀’이라고 하는 깃털 달린 뱀이 이렇게 주기적으로 제물을 갖다바쳐야 하는 것에 대항하고자 친치미틀을 만나러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곳에서 친치미틀은 찾지 못했지만 대신 친치미틀의 손녀딸 마야우엘을 만났고, 둘은 사랑에 빠져 땅에 내려와 부부가 되어 같이 살기로 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친치미틀은 매우 화가나서 두 사람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케찰코아틀과 마야우엘은 친치미틀의 눈을 피해 여기 저기 도망다녔고,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지자 식물로 변신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친치미틀은 빛을 삼키는 별들을 땅에 보내 마야우엘을 찾아내었고, 마야우엘은 친치미틀의 손에 죽게 되었습니다. 케찰코아틀은 매우 슬퍼하며 아내를 묻어주었고, 하늘로 올라가 친치미틀을 죽였습니다. 친치미틀이 사라지자 땅에는 다시 빛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아내를 잃은 케찰코아틀은 매일 밤 아내의 무덤가에서 울기만 했습니다. 이를 본 신들은 케찰코아틀을 가엾이 여겼습니다. 그리고 아내인 마야우엘의 무덤가에서 식물 하나가 자라나게 하여 케찰코아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도록 했습니다. 케찰코아틀은 그 식물에서 나오는 수액을 마시며 다시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식물이 바로 용설란이었습니다. 용설란은 이렇게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식물이 되었습니다.
아즈텍 문명부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 용설란
용설란은 아즈텍 문명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습니다. 용설란의 특징을 보면 잎에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당시부터 옷, 신발, 모자등 의류를 만들 때 용설란 잎을 많이 썼습니다. 잎에 가시가 많이 돋아있기 때문에 화살촉이나 칼날, 낚시 바늘과 같은 각종 무기와 기구를 만드는 데에도 쓰였습니다.
아즈텍인들은 풀케를 마시면 신들과 교감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풀케의 재료가 되는 용설란의 수액을 얻기 위해서는 용설란을 최소 12년은 키워야할 만큼 시간도 오래 걸렸고, 제조 과정도 간단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 누가 마실 수 있는지에 대해 엄격한 규칙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나 노인들만 풀케를 마실 수 있었고 젊은이나 여성이 마시면 ‘신들의 진노’를 샀다고 합니다. 또한 풀케를 과도하게 마시면 신성한 것과 너무 가까이 접촉했다는 이유로 인해 마찬가지로 불경한 행위로 간주되었고 전재산을 몰수당하거나 심한 경우 사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용설란의 수액은 풀케 외에도 접착제나 방수제로 사용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습니다. 또한 수액을 상처에 바르기도 했으며, 불에 태워 연기를 흡입하거나 잎을 물에 담가서 삶아 마시면 위장병이나 설사, 기침, 감기, 두통, 치통 등에 좋다는 믿음도 있었습니다.
용설란에 찾아온 위기와 재조명
아즈텍 문명은 16세기에 스페인의 정복으로 멸망했죠. 스페인 인들은 아즈텍 문화 및 고유 신앙을 파괴시키고 용설란을 포함하여 멕시코에서 자생하던 많은 식물을 없애버리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식물 중 특히 용설란은 아즈텍 문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식물인 만큼 스페인 사람들은 더더욱 용설란을 혐오하기도 했습니다. 멕시코인들이 용설란을 더이상 가까이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재배나 식음을 막기 위해, 용설란을 먹으면 악마에게 사로잡힌다는 이야기를 퍼뜨리기까지 했다네요.
하지만 풀케의 인기는 다행히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17세기에 들어서는 풀케를 전문으로 제조하고 판매하는 풀케리아(Pulqueria)도 다수 생겨날 정도였습니다. 다만, 기존에는 신분이 높은 사람들 위주로 마실 수 있었던 것에서 이제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술로 전락했습니다.
이후 유럽에서 맥주가 들어와서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멕시코의 전통주라고 볼 수 있는 풀케의 인기가 사드라드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시 옛것을 살리고자 하는 문화가 생겨나면서 풀케가 다시 국민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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