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딧물 감로의 영향, 만들어지는 과정, 다른 생물과의 관계 알아보기

정원이나 화분을 돌보다 보면, 잎이나 줄기 표면이 끈적끈적하고 반짝이는 액체로 덮인 모습을 본 적 있으실 거예요. 때로는 이 액체 위로 개미가 모여들거나, 잎이 검게 변해 보기 싫은 얼룩이 남기도 합니다. 이 현상의 주범은 바로 진딧물 감로입니다. 진딧물 감로는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식물과 해충, 곤충, 곰팡이, 심지어 인간의 생활까지 영향을 주는 독특한 생태적 신호입니다. 진딧물은 식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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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딧물 감로의 영향, 만들어지는 과정, 다른 생물과의 관계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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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나 화분을 돌보다 보면, 잎이나 줄기 표면이 끈적끈적하고 반짝이는 액체로 덮인 모습을 본 적 있으실 거예요. 때로는 이 액체 위로 개미가 모여들거나, 잎이 검게 변해 보기 싫은 얼룩이 남기도 합니다. 이 현상의 주범은 바로 진딧물 감로입니다. 진딧물 감로는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식물과 해충, 곤충, 곰팡이, 심지어 인간의 생활까지 영향을 주는 독특한 생태적 신호입니다.

진딧물은 식물의 즙액을 빨아먹으며 감로를 분비합니다. 이 감로는 식물에 2차 피해를 남기고, 주변 곤충과 미생물의 생태계까지 뒤흔듭니다. 오늘은 진딧물의 감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식물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이 현상을 둘러싼 다양한 생물들의 관계까지, 해외에서 밝혀진 사실을 바탕으로 쉽고 흥미롭게 풀어드릴게요.



진딧물 감로 – 달콤한 배설물의 정체

진딧물은 식물의 어린 잎, 줄기, 꽃봉오리 등 연한 부분에 무리를 지어 붙어 사는 대표적인 흡즙성 해충입니다. 이들은 식물의 체관(즙액 통로)에 바늘처럼 뾰족한 입을 꽂고, 식물이 만든 당분이 풍부한 즙액을 빨아먹습니다. 하지만 진딧물의 몸은 이 많은 당분을 모두 소화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남는 당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데, 이게 바로 ‘감로’입니다.

감로는 투명하거나 약간 노르스름한 점액질로, 식물 표면에 방울처럼 맺히거나 얇게 퍼집니다. 당분이 많아 끈적끈적하고,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기도 합니다. 진딧물 한 마리가 하루에 여러 방울의 감로를 분비할 수 있고, 무리가 많아지면 식물 전체가 감로로 뒤덮이기도 합니다.

감로는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진딧물의 생존전략 중 하나입니다. 감로가 식물 표면에 쌓이면, 진딧물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끈적한 감로는 천적 곤충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식물 표면의 미세한 환경을 바꿔줍니다.


진딧물 감로가 만드는 2차 피해 – 그을음병과 광합성 저해

진딧물이 감로를 많이 분비하면, 식물 표면은 점점 끈적하게 변합니다. 이 감로 위에는 먼지, 공해물질, 미세입자 등이 쉽게 달라붙어 잎이 탁해지고, 식물의 광합성 효율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감로를 먹이로 삼는 곰팡이, 즉 ‘그을음병균’이 번식할 때부터 시작됩니다.

감로로 인한 가장 큰 2차 피해는 그을음병입니다. 그을음병은 감로를 먹이로 삼는 곰팡이가 잎과 줄기 표면에 검은 곰팡이층을 형성하는 현상입니다. 이 곰팡이는 식물에 직접 기생하지는 않지만, 감로가 계속 공급되면 번식이 활발해지고, 광합성과 호흡을 방해합니다.

그을음병균은 감로를 영양분 삼아 잎과 줄기 표면에 검은 곰팡이층을 형성합니다. 이 검은 얼룩은 햇빛을 차단해 광합성을 방해하고, 식물의 호흡과 대사를 억제합니다. 그을음병이 심해지면 잎이 말라 떨어지거나, 식물 전체가 쇠약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감로와 그을음병이 반복적으로 쌓이면, 수확량이 줄고, 관상가치도 크게 떨어집니다.

감로는 쉽게 씻겨나가지 않고, 고착성이 높아 비나 바람에도 잘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감로가 쌓인 식물은 오랫동안 광합성 저해와 대사 장애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진딧물 감로는 해충 피해의 2차적, 장기적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을음병이 심해지면 식물의 생장이 둔화되고, 관상가치가 크게 떨어집니다. 그을음병은 감로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줄어들지만, 이미 검은 곰팡이층이 두껍게 쌓이면 물로 씻어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방제의 핵심은 감로를 직접 제거하는 것보다, 감로의 원인인 진딧물을 먼저 퇴치하는 것입니다. 친환경 자재, 천적 곤충(무당벌레, 꽃등에 등), 적절한 살충제, 통풍 개선, 가지치기 등 다양한 방법을 병행해 진딧물 밀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진딧물 감로와 개미, 그리고 천적 곤충의 삼각관계

감로는 진딧물과 식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감로를 둘러싼 곤충들의 복잡한 관계도 함께 작동합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진딧물-개미-천적’의 삼각관계입니다.

감로는 당분이 풍부해 개미에게는 훌륭한 먹이입니다. 개미는 감로를 얻기 위해 진딧물 무리를 찾아다니며, 진딧물의 배를 자극해 감로를 받아먹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개미는 진딧물을 보호해주는 역할까지 하게 됩니다. 무당벌레, 꽃등에 유충 등 진딧물의 천적이 나타나면, 개미가 이들을 쫓아내거나 공격해 진딧물 무리를 지켜줍니다.

이런 공생관계 덕분에 진딧물 무리는 더 오래, 더 많이 번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개미가 많은 곳에서는 진딧물 피해가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개미가 사라지면 천적 곤충이 늘어나 진딧물 개체수가 급격히 줄기도 합니다.


감로가 남기는 환경적 영향과 도시 생활 속 흔적

감로는 정원이나 밭, 산림뿐 아니라 도시 생활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여름철 나무 그늘 아래에 주차한 자동차 유리창이나, 벤치, 자전거, 심지어 인도 위에 끈적한 이물질이 묻어 있다면, 그 원인은 대부분 진딧물 감로입니다.

이 감로는 도시의 먼지, 매연, 대기오염물질과 결합해 검은 얼룩을 남기고, 세척도 쉽지 않습니다. 나뭇잎 위에 감로가 쌓이면, 미관이 나빠지고, 나무의 생육도 저해됩니다. 도시 가로수나 공원수에서 진딧물 감로와 그을음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나무가 쇠약해지고 병해충에 더 쉽게 노출됩니다.

진딧물 감로는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도 쉽게 씻겨나가지 않기 때문에, 도시 환경에서는 미관 관리와 청결 유지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진딧물 감로와 식물 바이러스, 그리고 진딧물의 또 다른 역할

진딧물은 감로를 분비할 뿐 아니라, 식물 바이러스의 주요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진딧물이 식물의 즙액을 빨아먹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몸에 보유하게 되고, 다른 식물로 옮겨 다니며 바이러스를 전파합니다.

이 과정에서 감로가 바이러스의 확산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지는 않지만, 감로가 남아 있는 잎 표면은 다른 곤충이나 미생물의 활동을 촉진해 2차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진딧물 피해가 심한 밭이나 온실에서는 바이러스병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작물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감로로 인한 피해 작물과 예찰 요령

진딧물과 감로의 피해는 채소, 과수, 화훼, 관목 등 거의 모든 식물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추, 오이, 가지, 수박, 배추, 상추, 딸기, 사과, 배, 복숭아, 감귤, 장미, 철쭉 등 다양한 작물이 감로와 그을음병의 영향을 받습니다.

감로와 진딧물 피해를 조기에 발견하려면, 어린 새순과 잎 뒷면, 줄기, 멀칭 비닐 위, 잎 윗면의 끈적한 배설물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특히 잎 뒷면이나 어린 잎, 줄기 끝에 진딧물 무리가 붙어 있거나, 잎 표면이 반짝이거나 끈적하면 감로 피해를 의심해야 합니다.

감로가 쌓인 곳에는 곧 개미, 무당벌레, 꽃등에 등 다양한 곤충이 모여들기도 하니, 곤충의 움직임까지 함께 관찰하면 진딧물 발생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진딧물 감로의 흥미로운 사실

1.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온도 변화가 감로의 성분을 바꾼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거나 기온이 상승하면 진딧물이 분비하는 감로의 당 성분과 양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완두진딧물(Acyrthosiphon pisum)을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현재 대기 수준)과 800ppm(상승된 수준)에서 각각 키웠더니, 감로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종류와 양이 달라졌습니다. 일부 휘발성 성분(3-methyl-2-buten-1-ol, 2-methyl-1-butanol, isobutanol)은 고농도 이산화탄소 환경에서 감로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진딧물의 천적 곤충(예: 꽃등에)이 감로 냄새를 통해 진딧물을 찾는 행동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감로의 화학적 신호 자체가 기후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즉, 앞으로 대기 환경이 변하면 감로를 둘러싼 곤충 생태계의 상호작용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2. 온도와 이산화탄소 상승이 감로의 당 조성까지 바꾼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검정콩진딧물(Aphis fabae)을 대상으로 온도와 CO₂ 농도를 동시에 높인 환경에서 감로의 당 조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감로 내 과당(fructose) 함량이 유의하게 증가했고, 전체 감로 생산량과 특정 당(멜레지토스, melezitose)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런 변화는 진딧물이 빨아먹는 식물체의 체관즙 성분이 기후 변화로 달라지기 때문일 수 있고, 진딧물의 대사와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감로 배출량과 성분이 바뀌는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감로의 당 조성이 바뀌면 개미 등 감로를 먹이로 삼는 곤충의 선호도와 진딧물-개미 공생관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온도와 CO₂가 높아진 환경에서는 개미가 감로를 더 자주 찾고, 진딧물 무리와의 상호작용이 더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3. 감로의 화학 신호와 천적 곤충의 행동

진딧물 감로에는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성분들은 천적 곤충(예: 무당벌레, 꽃등에, 기생벌 등)이 진딧물을 찾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실험 결과, 감로의 VOC 조성이 바뀌어도 꽃등에 암컷의 산란 행동이나 탐색 행동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감로의 양과 냄새가 진딧물 무리의 위치를 알려주는 신호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히 확인되었습니다.
즉, 진딧물 감로는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곤충 생태계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유발하는 ‘화학적 신호’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해외 연구에서 강조되고 있습니다.

4. 기후 변화와 감로, 생태계의 새로운 변수

종합하면, 해외에서는 기후 변화(특히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가 진딧물 감로의 양과 조성, 그리고 감로를 둘러싼 곤충들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감로의 당 성분이 달라지면 개미와 진딧물의 공생이 더 강화될 수 있고, 감로의 휘발성 성분 변화는 천적 곤충의 탐색 행동에 미세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농업 현장이나 자연 생태계에서 진딧물 방제, 천적 활용, 곤충 상호작용 예측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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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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