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근과 괴경의 차이점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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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근과 괴경 - 괴경으로 번식하는 대표적인 식물은 감자입니다.

원예학에서는 혼란스러운 용어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구근과 괴경, 구경, 괴근, 덩이줄기, 뿌리줄기, 원뿌리 등 비슷한 용어가 많은데 심지어 전문가들도 가끔 헷갈리게 만듭니다. 모두 식물이 휴면기에 살아남기 위해 땅속에 만들어 놓는 일종의 저장고를 가리키는 단어인데요, 어떤 상황에서는 같은 말로 쓰이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다른 말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도 구근과 괴경이라는 용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구근 뜻과 괴경 뜻, 그리고 구근과 괴경은 서로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구근과 괴경의 정의

위의 단어들 중에 가장 혼용되면서 남용되는 단어는 아무래도 ‘구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즙이 많은 땅속 저장고를 가진 식물 부위를 설명할 때 통틀어 구근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사전에서 조차도 구근과 괴경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영어로 번역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에서는 구근 뜻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 구근(bulb) : 지하에 있는 식물체의 일부인 뿌리나 줄기 또는 잎 따위가 달걀 모양으로 비대하여 양분을 저장한 것 (네이버 사전 – ‘구근’)
  • 구근이란 일반적으로 식물의 휴면기 중 땅속에서 생기는, 하나 이상의 새싹을 가진 짧은 줄기 및 막질이나 다육질의 잎이 겹쳐진 형태의 알뿌리를 의미합니다.
  • 구근과 비슷하게 생긴 덩이줄기 또는 구경과 같은 다육질의 구조도 통틀어 구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반면, 괴경 뜻은 사전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 괴경(tuber) : 덩이 모양을 이룬 땅속줄기. 땅속에 있는 줄기의 일부에 녹말 따위의 양분이 저장되어 비대한 덩이 모양을 이룬다. (네이버 사전 – ‘괴경’)
  • 괴경이란 미세한 비늘 잎이 있는 짧은 다육질의 줄기를 의미합니다. 보통 땅속에서 자라고 줄기에 새싹이 있어 새로운 식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구근과 괴경의 사전적 의미만 보면 오히려 더 혼란스러운 경우도 많습니다. 사전을 보면 구근과 괴경 모두 땅속에서 생기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괴경은 토양 표면의 바로 아래에서 토양과 수평 방향으로 뻗거나, 측면으로 연결된 지하 줄기 중에서 부풀어오르는 부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자를 생각해보면 괴경을 이해하기가 더 쉽습니다.

구근과 괴경 - 괴경으로 번식하는 대표적인 식물은 감자입니다.
감자 – 대표적인 괴경 식물

그리고 구근을 떠올릴 때 가장 대표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양파입니다. 양파의 구근과 감자의 괴경이 서로 어떻게 다르게 생겼는지, 어떤 방식으로 재배하는지를 생각해보면 둘을 구분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구근과 괴경 - 양파는 대표적인 구근 식물입니다.
양파 – 대표적인 구근 식물

구근만이 가진 특징

구근은 다년생 외떡잎 식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으로, 겨울 및 가뭄과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일부 식물이 만들어내는 부위입니다. 구근은 식물이 줄기의 일부를 변형시켜 지하에 숨겨두는 것으로, 새싹이 바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구근은 일반적으로 구형이고, 크기는 작은 완두콩 크기부터 주먹 크기까지 다양합니다.

구근만이 가진 특징으로는, 양파나 마늘과 같이 겹겹이 쌓인 잎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겹겹이 쌓인 잎들은 구근 속 수분과 영양분을 저장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이 부족해지거나 날씨가 많이 추워져도 휴면 상태에 들어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주변 환경이 다시 온화해지면 다시 성장을 시작하게 됩니다. 아래 식물들이 구근 식물에 해당합니다.

  • 튤립
  • 수선화
  • 히아신스

괴경만이 가진 특징

구근과는 달리 괴경은 새싹이나 뿌리가 바로 나오는 줄기 구조가 아닙니다. 대신 괴경은 표면에 ‘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괴경의 눈은 토양의 표면에서 새싹이나 줄기로 자라거나, 토양 속에서는 뿌리를 만들어 내려갑니다.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감자와 같은 괴경 식물은 식용으로 재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괴경은 당근과 같은 뿌리채소와도 헷갈리기 쉽지만 이들도 서로 다릅니다. 우리가 먹는 당근은 괴경 부위가 아니고, 길고 두꺼운 원뿌리입니다.

괴경은 여러 조각으로 쪼개서 심을 수 있습니다. 각 조각에는 최소한 한 개 이상의 눈이 있어야 하고 두 개 이상 있으면 더 안전합니다. 이렇게 심으면 원래 식물과 똑같은 새로운 식물이 됩니다. 괴경이 성장하면서 뿌리나 줄기에서 새로운 괴경이 생기기도 합니다. 괴경이 있는 대표적인 식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감자
  • 시클라멘
  • 베고니아
  • 칼라디움
  • 아네모네
  • 카사바 유카
  • 예루살렘 아티 초크

구근과 괴경의 차이점

진화론적으로 보면 구근과 괴경 모두 겨울철의 강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진 부위라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얼마나 두꺼운 옷을 입고있는지를 보면 이들의 차이점이 확실해집니다. 구근은 보통 양파처럼 겹겹이 나있는 비늘같은 층으로 보호됩니다. 반면 괴경은 감자와 같이 얇은 껍질만 있고 보호막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구조가 없다는 점이 다릅니다.

우리가 먹는 양파를 보면 밑면에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뿌리가 조금 보이고, 잘라서 보면 가장 중앙에 줄기가 있고 그 둘레를 하얀 껍질들이 둘러싸고 있지요. 이렇게 구근은 뿌리가 자라는 판 구조가 아랫면에 있고, 수직으로 잘라보면 중앙에 짧은 줄기가 나있고 여러 개의 비늘 층이 그 줄기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비늘 층은 식물의 휴면 기간 동안 구근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양분의 역할을 하고, 판 구조는 이 비늘 층들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괴경 식물은 감자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떠올려보면 됩니다. 괴경은 보통 크기 면에서도 구근보다 훨씬 큽니다. 그리고 감자의 표면을 자세히 보면 움푹 움푹 패인 ‘눈’으로 뒤덮여 있죠. 이 눈들이 하나 이상 포함되어 있는 형태로 괴경을 여러 개로 잘게 자르면, 잘린 부위들이 각각의 식물로 자랄 수 있습니다. 몬스테라 같은 식물을 보면 줄기에 생장점이 있고, 그 생장점에서 새 잎이 자라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우리 말로 ‘덩이 줄기’인 괴경은 말 그대로 하나의 줄기인 것이고 그 줄기에 난 ‘눈’들이 모두 생장점이라고 보면 됩니다.


괴경과 괴근의 차이점

구근과 괴경의 차이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양파는 구근, 감자는 괴경으로 구분하면 이해가 좀 더 쉬워지죠. 하지만 고구마나 달리아와 같은 식물은 덩이 뿌리를 가지고 있어서 문제가 좀 더 복잡해집니다. 괴경과 괴근(덩이뿌리)도 자주 혼용되는 말이지만 둘 또한 많이 다릅니다. 괴경은 쪼개서 새로운 식물을 만들 수 있지만 괴근은 보통 분열을 통해 번식합니다.

괴경이 있는 대부분의 식물은 수명이 짧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식물을 보통 다육질의 괴경 자체를 먹기 위해 재배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수명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덩이뿌리 즉 괴근을 가진 식물은 수명이 좀 더 길고 장식용으로 재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번식을 시키기 위해 일반적으로 1년에서 2년에 한 번씩 나누어 심곤 합니다. 괴근의 경우 보통 한 덩어리로 생기고 흙표면 아래에서 수직으로 자라납니다. 괴근을 가진 식물 중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고구마
  • 달리아
  • 칸나
  • 라넌큘러스
  • 산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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